'한강 작가'로 만나는 민주주의의 역사

by 김종찬 기자 입력 2024.11.30 13:45
ACC, 29일 오후 3시 국제회의실서
‘아시아평화 기억하기’ 행사 개최
정근식 ‘노벨문학상과 인권·평화’
최태성 ‘민주주의의 역사와 변천사’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노벨문학상과 인권·평화 교육'이라는 주제로 주제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지난 10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으로 만나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특별한 강의가 마련되며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지난 29일 국제회의실에서 민주·인권·평화 가치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회의와 함께 이를 기념하는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노근리국제평화재단,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주4·3평화재단, 베트남여성박물관, 몽골국가회복관리위원회 등 국내·외 10개 기관 대표와 200여명의 지역민들이 참여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노벨문학상과 인권·평화 교육'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과 최태성 역사 강사의 '20세기 민주가 21세기 민주에게'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이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1985년 3월 전남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에 전임강사로 부임하면서 교육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정 교육감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연구에 매진, 이후 광주인권헌장 제정위원회 위원장으로써 광주인권헌장을 만드는데 기여했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비상임위원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도 재직했다.

정 교육감은 "위대한 문학적 작품은 역사적 깊은 경험과 깊은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부터 얼마 전까지, 때로는 오늘날까지 진실과 왜곡과 폄훼와 맞서는 투쟁이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승화될 수 있고, 얼마나 중요한 문학적 소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며 "지난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다시금 그의 작품을 읽어봤을 때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와 제주4·3사건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가 주는 감동이 더욱 와 닿았다"고 말했다.

최태성 역사강사가 '20세기 민주주의가 21세기 민주주의에게'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이어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이 5·18 희생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일부 유골은 제주4·3 당시 육지형무소로 이송된 폭도로 몰린 제주도민이었음이 밝혀졌다. 소설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으로, 예비 문학가들이 두 아픈 사건을 연계해 작품을 작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노벨 수상기념 학습관을 건립해 학생들과 국민들이 역대 평화상과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기억하는 것과 동시에 공부하는 도시, 책읽는 도시 광주가 구현됐으면 좋겠다. 그 중심에 ACC가 섰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특별강연에 나선 최태성 강사는 한국사 대중화와 교육의 평등을 목표로 다수의 강의를 통해 청소년과 일반 대중에게 한국사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또 KBS1 '역사저널 그날'과 tvN '벌거벗은 세계사'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흥미를 아우르는 강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 강사는 "5·10총선거 당시 남한만의 선거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이를 대변했던 사건이 제주4·3사건이다. 당시 이승만은 명령을 어기는 일반 국민을 폭도로 만들어 사살했다. 5·18민주화운동도 전두환이 집권에 방해가 되니까 탱크로 밀어붙이며 벌어진 참혹한 사건으로, 5·18이 알려지게 된건 1980년 이후 매년 5월이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민주화를 부르짖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두 사건 모두 1990년대 초까지 교육과정에서 배울 수 없었다. 대학 사학과에 입학한 나도 입학 후 처음 알게된 사실들이었다"고 전했다.

또 "한강 작가가 쓴 '소년이 온다'등은 평면에 눌려 잘 알지 못했던 사건들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작품"이라며 "민주화와 평화는 어느 순간에 나온 게 아니라 앞선 세대가 흘린 수많은 피로 만들어졌음을 알고, 국민이 주권자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투표와 의무,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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