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율이 30%밖에 안된다는 담도암과 싸우며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는데 이번 페스티벌 주제 중 하나가 음식이라 남다르네요. 프랑스에 수채화의 맛을, 우리 지역의 풍경을 함께 전하고 오겠습니다."
최근 만난 서동환 작가는 프랑스의 중남부 도시 클레르몽페랑에서 열리는 제25회 국제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에 초청 받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제25회 국제 카르네 드 보야주 페스티벌은 클레르몽페랑시에서 주최하는 축제로 '카르네 드 보야주'는 여행노트를 뜻한다. 전 세계 예술인을 초대해 여행을 통해 마주하는 풍경과 사람, 문화 등을 그림, 글, 영상 등으로 기록하는 국제 예술축제이다.
초청 받은 작가들은 일주일 동안 클레르몽페랑시에 머물게 되는데 사흘은 자유롭게 도시를 걷고 느끼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이 과정에서 각 작가들은 받은 인상, 만난 풍경 등을 자신의 매체에 자유롭게 담는다. 서 작가처럼 어반스케치로 모습을 표현하기도 하고 영화, 웹툰 등으로 인상을 전하기도 할 예정이다.
완성된 작품들은 각 작가들이 고국에서 작업해왔던 작품들과 함께 나흘 동안 공개된다. 이 공간들은 마치 유럽의 예술장터를 떠올리게 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0일부터 16일까지 '물, 음식, 에너지'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에는 30여 개국에서 130여 명의 작가가 초청받아 참여한다. 그 중 한국 작가는 광주의 서동환, 나주의 백은영, 안동의 임현오 작가로 3명 뿐이다. 한국 작가가 초청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작가 첫 초청에 우리 지역 작가들이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한불수교 140주년 준비 추진단'의 양수경 한국불어교사협회 이사의 공이 컸다. 1851년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 비금도 표류 사건을 계기로 나주시와 클레르몽페랑시가 교류하는데 역할을 한 그가 작가 추천을 요청 받게 되며 서 작가와 백 작가가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서 작가는 수채화를 기반으로, 백 작가는 먹을 기반으로 어반드로잉을 하고 있어 다른 개성의 작품이 프랑스에 선보여지게 된다.

백 작가는 10여년 전 남편을 따라 나주에 정착했다. 경기도에서 오랜 시간 살았기에 낯선 곳에서의 일상이 버거운 때도 있었지만 이주와 함께 좋은 일들이 자꾸만 생긴다며 하루하루가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백 작가는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설레고 정말 감사하고 정말 공부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여러 작가들을 만나 축제의 에너지에 흠뻑 빠지는 것, 낯선 장소를 만나는 것, 우리와는 다른 음식을 맛보는 것 모두 새로운 영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 인상을 먹으로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작가는 소회가 남다르다. 담도암으로 약 1년 동안 투병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 받은 선물같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항암하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매우 적어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는데 이번 축제 주제 중 음식이 있어 남다르게 느껴진다"며 "현대의 우리를 만든 에너지는 5·18이라 생각하기에 프랑스의 시민혁명과 접목해 작가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경루, 예술의 거리, 5·18민주광장 등 어반스케치한 것을 컬러링 엽서로 만들어 가지고 가 작가들에게 나누고 설명하며 우리 지역의 아름다움도 전파하고 싶다"며 "어반스케치의 매력은 재료를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아날로그 감성의 만년필, 펜, 수채화의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렘을 전했다.
한편 지난 9일 프랑스로 출국한 세 작가는 현지 작가들과 함께 어반스케치 워크숍, 공개 드로잉, 인터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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