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즐기고 그림도 감상하고···"무등산 마실 가자'"

by 김혜진 기자 입력 2025.04.14 15:22
증심사 일대 미술관 전시 다채
국윤-인간과 동물 교감·공존 다뤄
우제길-서근희 작가 내면 담은 작품
무등현대-정송규 'Delight' 시리즈 선봬
의재-의재·목재 형제 화풍 조명
허백련 작 '위진팔황'

봄날, 우리는 따뜻함을 만끽하기 위해 야외로 발길을 돌린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무등산에는 산을 즐기기 위해, 초록으로 물든 풍경을 감상하며 차 한 잔 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특히 증심사 입구에는 가히 '문화지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 사립미술관이 자리해있다. 봄날, 무등산으로 나가 자연 향기도 맡고 문화 향기도 맡아보는 건 어떨까?

증심사 입구로 향하는 길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국윤미술관이다. 국윤미술관은 오는 2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가정의 달을 맞아 'Live together'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가족의 의미를 반려동물 중심으로 확장해 재해석하는 자리로 인간과 동물의 정서적 교감과 공존을 다룬다. 17인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부터 조각, 혼합매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가족의 형태와 삶의 가치를 조망한다. 작가들은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내거나 절제된 감성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표현하며 상상력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풍경을 그려낸 이번 전시는 공존의 의미와 감정의 깊이를 섬세하게 담아내며, 관람객에게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근희 작 '기억'

큰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다 보면 우제길미술관도 관람객을 반긴다. 우제길미술관은 지난 11일부터 제1전시실에서 서근희 초대전 '사물, 시간을 품다'를 진행 중이다. 전시는 익숙한 사물을 통해 시간과 감정이 머무는 순간을 표현한 14점의 회화로 채워졌다. 따뜻하고 절제된 색채로 내면의 울림을 담은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전통 기법이 조화를 이루며 눈길을 잡는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증심사 입구 버스 차고지와 인접한 곳에는 무등현대미술관과 드영미술관이 자리한다.

정송규 작 'Delight-봄날'

무등현대미술관은 지난 4일부터 정송규 개인전 'Delight-환희를 향한 시간과 기억의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정 화백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로 내달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2001년부터 이어온 그의 'Delight' 시리즈 중 29점으로 꾸려졌다. 점을 찍는 반복 행위를 통해 인간과 자연, 삶에 대한 기쁨을 표현한 정 화백의 색점 추상을 조명한다. 수많은 색점은 각기 다른 감정을 담고 있으며 작가는 이를 통해 시간의 응축, 존재의 의미, 삶의 환희를 전한다. 관람객은 이같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일 작 'Family'

드영미술관은 박정일 기획초대전 'Family'을 오는 6월 4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 신진작가 발굴과 창작 지원,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드영미술관의 개관 취지를 담고 있다. 박정일 작가는 반려동물을 모티브로 현대 사회의 가족 의미를 되짚는다. 고양이나 강아지 등의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단순한 동물 표현을 넘어, 지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따뜻한 위로와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주차장을 지나 증심사쪽으로 걷다보면 숲 속 미술관 의재미술관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오는 8월 31일까지 1·2전시실에서 기획전 '꽃피고 물흐르니-의재, 목재 형제전'이 열린다. 의재 허백련과 동생 목재 허행면의 산수화, 화조화, 서예 등 40여 점을 통해 두 사람의 닮은 듯 다른 화풍을 조명한다. 의재는 남종문인화풍의 대가로 담담하고 기품 있는 화풍을, 목재는 현실적 풍경과 화려한 꽃 그림 등 현대적 감각이 담긴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같은 기간 4전시실에서는 손자인 허달재의 수묵 사군자화 전시도 함께 열려 다양한 남종화의 계보를 감상할 수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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