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으로 화평하게 마무리하는 갑진년

by 최소원 기자 입력 2024.11.26 11:25
국립남도국악원 상설공연 '악화민성'
30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에서
남도아리랑·창과 관현악 등 '다채'
작곡상 최우수상 수상작도 선봬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의 향연-악화민성' 공연 모습

국악의 선율을 바탕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정의 화목과 평온을 비는 풍성한 무대가 찾아온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30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전남 진도)에서 상설공연 '국악의 향연-악화민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주제 '악화민성(樂和民聲)'은 '음악은 사람의 소리를 화평하게 한다'는 뜻이다. 노부영 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의 지휘로 국악연주단의 국악관현악 연주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갑진년 마지막 상설공연의 막을 내린다.

이날 무대의 막을 여는 '남도아리랑'은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테마로 작곡한 곡이다. 지역색이 뚜렷한 호남과 영남의 아리랑 선율을 조화롭게 엮어, 중반 이후 6박으로 진행되는 활기찬 리듬이 특징이다.

이어 창과 관현악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을 선보인다. 창과 관현악은 국악관현악 연주를 배경으로 판소리의 눈대목을 편곡한 곡이다. 이날 선보이는 대목은 심봉사가 뺑덕어미와 함께 맹인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황성길을 가는 여정을 그린 것이다. '황성길 출발'부터 '방아타령'까지의 장면을 판소리만 들을 때보다 더욱 실감 나고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의 향연-악화민성' 공연 모습

'한일섭류 아쟁산조 협주곡'은 판소리 가락을 아쟁에 얹어 아쟁산조를 창안한 한일섭의 산조를 바탕으로, 김희조가 편곡한 첫 번째 아쟁 협주곡이다. 국악관현악 연주를 배경으로 아쟁의 낮은 음과 어두운 음향, 허스키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다. 다른 아쟁산조가 주는 느낌보다 원초적인 슬픔이 배어있으며 격렬한 농현(본래의 음 이외에 여러 가지 음을 내는 수법)이 특징이다.

진도에서 전승된 향토민요를 편곡한 '오곡타령'은 관현악 반주로 선보인다. '매화타령', '방아타령', '도화타령' 등 노동요를 중심으로 일상생활과 전통문화예술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진도의 흥을 엿볼 수 있다.

이날 공연은 '사물놀이를 위한 합주곡-신모듬'으로 장식한다. '신모듬'은 경기 이남지방의 무속음악에서 비롯돼 '신을 모은다'라는 뜻으로 쓰인 이름이다. 이 곡에서는 '신난다'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며, 총 3악장으로 구성돼 풍장, 국태민안, 놀이 등을 주제로 신명 난 사물놀이 한마당을 펼칠 예정이다. 1987년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위해 박범훈이 작곡한 곡이며 1988년 대한민국 작곡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곡이기도 하다.

노부영 예술감독은 "열심히 달려온 올 한 해 이번 공연을 통해 모든 가정이 화목하고 평온하길 바라며 을사년을 힘차게 시작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남도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로 안내받을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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