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떠나 수학 생각해보는 전시"

by 김혜진 기자 입력 2024.07.11 16:30
시립미술관 '우주의 언어-수'
전시연계 기획자와의 대화
수학 중요성 함께 이야기
전시 투어하며 작품 설명도
지난 10일 시립미술관 '우주의 언어-수'전시를 기획한 홍성미 기획자가 관객과의 만남을 갖고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를 이르기까지 우리가 12년 동안 배우는 과목이 바로 국어와 수학입니다. 국어는 왜 배우는지 설명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잘 모르죠. 수학을 쉽게 접하게 하고 싶어 기획한 것이 이번 전시입니다."

지난 10일 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전시기획자와의 대화'에서 홍성미 기획자는 이번 '우주의 언어-수'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화는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이후 미술학 석사, 미술사학 박사를 취득한 홍 기획자가 수학의 중요성과 수학과 예술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참여자들과 함께 전시를 투어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홍 기획자는 '수학은 무엇인가' '수학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수학, 왜 공부하기 어려울까' '수학공부,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등 4가지 질문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홍혜란 작 '오일러 공식'

그는 "4대 문명은 모두 수학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수 없이는 문명이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수학자인 유클리드가 정리한 기하학은 2천년이 넘게 인류가 배우고 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17세기 과학과 수학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산업혁명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수학은 오늘날 로봇,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등 수학은 오랜 시간 우리 생활과 함께 해왔다.

홍 기획자는 "그럼에도 내가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 관련 분야에서 일할 것도 아니면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수학은 우리 논리체계의 기초가 된다"며 "우리가 수학을 학교에서 배우도록 한 사람이 수학자가 아닌 철학자 플라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처형을 당해 사망한 이후 플라톤은 피타고라스를 만나 수학 공부를 하게 되며 수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고 고향으로 돌아와 학교를 만들었을 때 '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말라'는 푯말까지 붙일 정도로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후에 그가 이상적인 국가를 만드는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한 '국가론'을 쓰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그는 정의롭고 공평한 통치를 하는 지혜로운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학을 필수로 10년 동안 공부해야한다고 정했고 이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현호 작 '경제의 수리적 표현: 최적화와 균형'. 무등일보DB

그러면서 수학을 공부하면 논리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력, 끈기와 인내심, 실패를 통한 성취, 성실함, 협동심과 배려, 창의력을 얻을 수 있다 덧붙였다.

이번 전시 또한 수학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수학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기획했다고 홍 기획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전시 기획과 가장 어울리는 작품으로는 홍혜란 작가의 '오일러 공식'을 꼽았으며 김주현 작가의 '뫼비우스의 띠', 김현호 작가의 칠판 퍼포먼스인 '경제의 수리적 표현: 최적화와 균형'도 추천했다.

그는 "추상언어인 수를 뼈에 선을 긋는 것으로 나타내기 시작한 수학과 미술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수를, 또 수학을 시각화해 아름다운 전시로 수학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자리이니 꼭 한 번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미 전시기획자와의 대화'는 8월 7일 다시 한 번 진행될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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