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에서 발간되는 종합문예지 계간 '문학들'(발행인 송광룡)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2005년 가을, 지역 문학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로 첫선을 보인 '문학들'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문학들'은 창간 초기 고재종, 나종영, 임동확 시인, 이화경, 채희윤 소설가, 김형중 평론가 등 당시 문단에서 주목받던 작가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초석을 다졌다. 이후에는 박구용(철학), 윤수종(사회학) 등 인문학 연구자들이 합류하며 문학과 사유의 폭을 넓혔다. 특히, 지역성과 소수자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로 한국 문학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20년간 '문학들'을 이끌어온 송광룡 발행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코너로 '이야기들'을 꼽았다. 그는 "소수자들의 일기, 증언, 문학 작품을 소개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단행본으로도 출간될 만큼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전남 문학사를 지역사 관점에서 정리한 '문학자들' 코너 역시 큰 가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는 지역 문인들이 '문학들'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신인 작가 발굴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해에 한두 명 정도는 새 얼굴을 소개했어야 했는데, 심사 기준이 엄격해서 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들'은 앞으로 '커뮤니티 형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송 발행인은 "문예지를 넘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며 "창작 교실, 문학 강연, 출판사 연계 교류 활동 등을 통해 문학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학들'은 '사물들', '장소들', '문학사들' 등 개성 있는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특히 김숨, 손홍규, 황정은 등 현재 한국 문학을 이끄는 작가들의 초기 작품을 발굴하며 뛰어난 안목을 증명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된 작품들이 훗날 작가들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은 '문학들'의 작품 선별력이 얼마나 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20주년을 맞아 '문학들'은 김서라(미술비평), 김영삼(문학비평), 이다희(시인), 정용준(소설가), 최유안(소설가) 등을 새로운 편집위원으로 위촉하며 미래를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발간된 창간 20주년 기념호 '혁신호'(통권 81호)는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를 담았다. 좌담 '좌표들'에서는 문예지의 성과와 과제를 점검했고, '질문들' 코너에서는 "불법 계엄 이후 문학은 어떻게 법 바깥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글들을 실었다.
한편 오는 11월 14일 열리는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편집위원들을 독자와 작가들에게 소개하고, '문학들'의 지난 역사와 향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장소와 자세한 프로그램은 추후 공개된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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