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차려낸 마음의 밥상

by 최소원 기자 입력 2025.05.27 15:46
동시집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김민하 시인, 일러스트 작업도
‘일상’을 낮선 감각으로 음미하기
동시집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둥근 시계가/피자 한 판이라면//늦잠 자고 싶은 아침 시간은/냉동실에 꽁꽁 얼려둘 테야/5분만 더 분침이 딱 멈춰있도록'('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중)

시인이자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 중인 김민하 시인이 신작 동시집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브로콜리숲)을 출간했다.

김 시인이 시와 그림 모두 직접 창작한 이번 작품은 삶을 '감각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함으로써,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일상의 것들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보고 접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집 속 시들은 하루의 모든 순간들을 '입에 넣어보는 듯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엄마의 김장 손길은 책장을 넘기듯 붉은 밑줄로 남고, 숟가락은 울컥한 감정을 풀어주는 조용한 열쇠가 되며, 밤하늘은 김처럼 잘라 밥 위에 얹어 먹는 상상이 된다.

김 시인은 "여기 실린 한 편 한 편의 시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생각 여행의 선물들이다"며 "이 시집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며, 마음 가는 대로 둥실둥실 재미난 생각 여행을 떠나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집은 1부 '밤하늘을 먹는 법', 2부 '꽃 발자국', 3부 '햇살 도화지에 그린 그림', 4부 '호수가 잔잔한 까닭', 5부 '산의 쉼표들'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사각사각 배추책 읽기' 등 58편의 시가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전병호 시인은 해설에서 "독자들에게 조금은 낯선 시일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의 관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을 얻고자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낯설더라도 동시를 여러 번 읽으며 시인의 발상과 표현의 특징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하 시인

김민하 시인은 지난 2001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고 2012년 '심상'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즐겨 그림을 그렸고 현재도 시인이자 일러스트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동시집 '기침하는 꽃들', 시집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아무것들'이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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