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재'는 아편 무역이 영국과 인도,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전반에 끼친 거대한 영향을 쫓는 여행기이자 회고록이며 수십 년간의 고문서 연구를 바탕한 역사 에세이이다.
철저한 고증과 반복된 확인을 통해 역사 논픽션으로서 완성된 이 책은 식민주의의 사회문화적 영향은 물론 자본주의 신화, 원예사(史) 사이를 가로지르며 아편이라는 작은 식물이 우리 세계를 형성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들여다 본다.
책에 따르면 대영제국의 중국으로 향하는 아편무역은 차나무 씨앗에서 시작됐다. 중국의 차는 찰스 2세 때인 17세기에 영국으로 들어와 차 마시는 문화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큰 인기를 얻었다. 18세기 초에는 이미 중국차가 영국 경제의 중요한 교역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차에 부과한 세금은 영국 세수의 10%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국 상선은 중국에서 영국을 오갈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여러 식민지로 차를 나르며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
문제는 중국은 영국의 물건에 관심이 없어 도대체 무역수지가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거기다 중국 상품을 수입할 때 값을 은으로 치렀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영국의 은은 중국으로 흘러갔다.
인도에 제국을 구축하고 아편 무역을 획책한 영국은 중국와 맞지 않는 무역 수지를 해결하고 유출된 은을 다시 들이기 위해 인도의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른 수입은 영국의 재정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줬다. 저자는 다양한 기록을 통해 아편이 세계 최대 기업 중 일부는 물론 미국의 강력한 가문, 아이비리그, 현대 글로벌리즘 기원의 핵심임을 확인, 이것으로 이익을 본 국가는 어디이며 이것이 오늘날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추적한다.
저자 아미타브 고시는 1956년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나 인도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지에서 성장한 후 인도 델리대학, 이집트 알렉산드라 대학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를 받는 등 서아시아의 문화 속에서 자라 남아시아와 영국에서 공부를 펼친 인물이다. 그는 인도·미국·영국 등의 유수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전업 작가로 메디치상과 인도의 권위 있는 문학상 샤히타아카데미상, 인도 최고 문학상인 즈냔피트상 등을 받은 세계적 작가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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