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장에 얽힌 고뇌와 이해를 전하는 것이 비평가의 역할"

by 최민석 기자 입력 2024.07.07 15:45
박철영 평론집 '시안' 출간
광주·전남 시인 작품들 진정성에 주목
문학, 견고한 지역성 기반 외연 확장
시적 발화 사유된 상상력 재현 분석

박철영 평론가는 시인이 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것이고 그것을 좀 더 깊숙한 영역으로 끌고 와서 시대가 떠안아야 할 고뇌와 이해를 환기하는 역할이 비평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규정했다.

변방을 울려 중심을 바로 잡고자 한 박철영 평론가는 지역(변방)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문학에 열중하고 있는 시인들과 어려운 여건에서 시 창작의 열정을 담아 엮어낸 시집 속 시편들의 진정함에 주목하고 있다.

박철영 평론가가 최근 평론집 '시안'(현대시문학刊)을 펴냈다.

그는 평론을 하기 이전부터 시를 먼저 써 왔다. 그동안 문학판의 불합리한 점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불편한 마음이 컷을 것이다. 그러한 문학 환경을 바꿔보려는 진정한 마음이 평론집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문학인 이전 현장에서 노동자의 삶으로 살아온 37년여의 긴 시간도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바라보는 안목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시도 노동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것처럼 함께 한 문학과의 고투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평론집에 실은 시인들의 면면이 광주 ·전남의 다수 시인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문학은 견고한 지역성을 기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건강성에 기인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는 "앞으로도 필자가 바라보는 지점은 상식 있는 시인들이 잘못된 세상을 바꿔보려 했듯이 문학을 통해 진전되어 가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한 시들을 만나려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안' 이란 표제는 매우 큰 것으로 '시'의 '안'에 깃들어 있는 시인 정신과 시대 맥락의 혜안까지 통찰하려 한 미래까지를 함의하고 있다"며 "시가 가져야 할 안목과 와해된 사회 공동체 의식과 정서가 문학을 통해 완화되거나 회복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뇌와 그 시의 문장들이 용해되어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어떻게 통기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평론집은 제1부 '반향, 그리고 사유가 낳은 발화'에서 조선의, 김두례, 신양옥. 피귀자, 김순효, 진영대, 임혜주, 제2부 '여울을 돌아 나온 담론'에서 이학영, 조영심, 김해자, 김미승, 성미영, 김황흠, 정선희 시인 등의 작품세계를 각각 분석했다.

이어 제3부 '이유 있는 발화'에사는 박수림, 이민숙, 오미옥, 서수경, 김기홍, 고영서, 곽인숙, 김도수 시인을, 제4부 '시간을 관류한 언어망'에서 박수원, 이지담, 양종화, 이은유, 석연경, 김계식 시인 등을 다룬 글에서 시적인 발화로 결과된 시를 보며 그 안에서 사유된 상상력이 어떻게 현상으로 재현 진전되는가와 그 안에 담긴 시의 진정함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펼쳐내고 있다.

그는 문학적 위의와 담론에서 지역(변방)의 시인들이 결코 소외될 이유가 없다는 것과 어차피 시가 사람의 마음속에서 나온 것이니만큼 그 또한 공감을 통해 사람의 마음으로 파동 되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으로 시에 담긴 세계 안에서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박철영 평론가는 지난 2002년 '현대시문학'으로 시, 2016년 '인간과문학'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 그동안 시집으로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등 과 산문집 '식정리 1961' 등을 냈다. 순천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계간 '시와사람' 편집위원, '현대시문학' 부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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